
카라마츠는 항상 생각했다.
‘저 쇠창살 너머엔 뭐가 있는 거지?'
쇠창살 밖의 세상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었다. 항상 같은 장소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다 보니 삶이 따분하다고 느껴졌다. 옆 우리에 살고 있는 동물들은 적당히 먹을 게 나오고 잘 곳이 있는 이곳 이외의 세상을 궁금해 하지 않았지만 카라마츠는 궁금했다. 매일같이 동물원에 찾아오는 손님들을 바라보며, 그들이 살고 있을 넓은 세상을 꿈꿔봤다.
동물원의 맹수들은 대부분 사육사를 잘 공격하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봐왔고, 같이 지내온 만큼 그들을 먹이, 또는 천적이라고 인식하지 않았다. 사육사들도 그런 맹수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카라마츠가 주변에 어슬렁 거려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자기 할 일을 했다.
하지만 그날의 카라마츠는 달랐다. 사육사가 평소처럼 조심스럽게 우리의 문을 열고 청소를 하러 들어왔다 나갈 때를 노려 사육사를 밀고 문으로 쏜살같이 튀어 나갔다. 아무리 좁은 공간에서만 지냈다고 하지만 호랑이를 사람이 잡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탈출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카라마츠에겐 탈출 후에 맞닥뜨린 도시를 헤쳐 나가는 것이 더 어렵고 힘든 일이었다. 도로 가득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들과 사람들의 비명소리에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였다. 그저 앞으로, 당장 눈앞에 보이는 장애물을 피해 꼬박 2시간은 달렸다.
잠깐 구경만 하고 다시 동물원으로 돌아가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 버린 지 오래였다. 도시를 빠져나오면서 어찌나 정신이 없던지 다시 돌아가려 해도 길을 알 수 없었다. 도시로 다시 돌아가긴 무섭고, 제 발로 동물원에 갈 방법은 없으니 카라마츠는 어쩔 수 없이 눈앞에 있는 산으로 들어갔다. 높고 큰 산은 아니었지만 카라마츠의 몸을 감추기엔 충분했다.
산에 들어가고 나서 그 다음 문제는 배고픔이었다. 동물원에서 늘 죽은 고기들만 먹던 그에겐 살아있는 동물을 잡을 기회가 전혀 없었고, 산에선 살아있는 동물을 제외하면 그가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청소전에 주었던 닭을 다 먹지 말고 들고 나올걸 그랬다며 카라마츠는 일없이 산을 돌아다녔다.
‘저게 뭐지?’
한참을 돌아다닌 그의 눈에 띈 건 어린애였다. 잠든 것처럼 눈을 감고 모로 누워있는 작은 아이. 어린애 같은 건 동물원에서 질리도록 봐온 그였다. 그것들은 항상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고, 한 번씩 그가 움직이기라도 하면 탄성을 내질렀다. 관심 받는 것을 좋아하는 그는 그냥 한번 쓰윽 쳐다보고 지나가는 어른보다 애들이 더 좋았다.
누워있는 아이는 그가 평소에 동물원에서 뛰노는 아이들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왜 다른 느낌이 나는 것인지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아이에게 다가가 코를 들이밀어 보았다. 수염을 씰룩이며 킁킁대 봤지만 아이에게선 아무 냄새도 나지 않고, 아무 소리도 나지 읺았다.
"와아이, 토도마츠는 먹는 게 아님다."
카라마츠는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 분명 아무도 없었는데 그의 옆엔 꼬마가 하나 서있었다.
입을 크게 벌리고 웃는 낯의, 병아리색 상의에 반바지를 입고 있는 꼬마는 누워있는 아이와 똑같이 생겼고, 나이도 같아 보였다. 특이한 점이라면 그 애도 누워있는 아이와 같이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쌍둥이인가?'
쌍둥이라면 동물원에서 종종 본 기억이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쌍둥이는 처음 봤다.
"딱히 먹을 생각은 아니었다."
인간들은 그의 말을 듣지 못했으니 그저 그르렁대는 소리로 들리겠지만 카라마츠는 자기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미안, 내 이름은 쥬시마츠. 그리고 거기 있는 앤 내 동생 토도마츠야."
카라마츠는 쥬시마츠가 자기 말에 대답한 것에 대해 자기 귀를 의심했다. 쥬시마츠는 그동안 말할 상대가 없었는지 카라마츠에게 시키지도 않은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들 저기 위에서 떨어 졌는데, 엄마랑 아빠가 토도마츠를 찾으러 왔다가 못 알아 볼까봐 여기서 지키고 있는 중이야."
'저기...'
카라마츠는 쥬시마츠가 가리킨 위쪽을 쳐다봤다. 등산로 옆으로 이어진, 절벽이 보였다. 카라마츠는 쥬시마츠의 말에 두 아이에게서 아무 냄새도 느껴지지 않은 이유를 알았다.
'죽은 애들 이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둘에게서 생기 자체를 느낄 수가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방금 보았던 풀 한 포기 나지 않은 절벽만큼이나 생이란 걸 느낄 수 없었다.
카라마츠는 둘의 상황이 같다면, 움직이고 있는 쥬시마츠에 반해 아까부터 미동도 하지 않는 토도마츠가 궁금했다.
"토도마츠는 자는 건가?"
"아니야. 거기 있는 토도마츠는 토도마츠가 맞지만 토도마츠가 아니야."
쥬시마츠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했다. 카라마츠가 이해를 못하겠다는 의미로 성대를 울리자 쥬시마츠가 다시 입을 열었다.
"어째서 다들 내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토도마츠는 벌써 옛날에 하늘나라로 갔고, 거기 있는 건 그냥 몸뿐이야. 내가 썩지 않게 지키고 있는데 엄마랑 아빠가 안와."
카라마츠는 쥬시마츠의 말이 끝나고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자기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평범함 사람과는 대화도 통하지 않았고, 방금 전 도시를 헤쳐 나오면서 알게 된 것이지만 사람들은 쇠창살 밖에서 만나는 그를 무서워했다. 사람들이 겁에 질려 도망 다니는 모습은 사람을 좋아하는 그에게 착잡한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그렇군. 나는 배가 고파서 이만."
"잠깐, 나 좀 도와줘. 사람들이 흙을 퍼내서 여기가 언제 묻힐지 몰라, 빨리 엄마랑 아빠에게 알려 줘야해."
"사정은 알겠지만, 나도 어떻게 해줄 수가 없다고."
다시 먹을 걸 찾으러 나서는 카라마츠를 부르며 쥬시마츠는 도움을 청했지만 둘 다 방법이 떠오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숨어 있다가 엄마랑 아빠가 보이면 물어서 이곳으로 데리고 오면 되지!"
쥬시마츠가 정확히 어린아이다운 해결책을 들고 이야기 했다. 카라마츠는 아예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닐 거라고 이야기 했다. 무엇보다 자긴 지금 사람을 물고 나를만한 힘도 없을 만큼 배가 고팠다.
"어제 죽은 고라니가 있는 곳을 알려줄게, 그러면 나 좀 도와줘."
고라니가 뭔지 동물원에서 본적은 없지만 죽었다는 단어로 그게 동물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카라마츠는 일단 쥬시마츠를 따라 나섰다.
고라니는 생각보다 큰 동물이었다. 먹이는 대부분 잘려있는 상태의 고기나 닭을 먹어왔던 카라마츠는 고라니를 어떻게 먹어야 좋을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배고픔에 못 이겨 그 몸뚱이에 이빨을 박고 뜯어보니 털만 잔뜩 먹고 겨우 가죽이나 뜯고 말았다. 오랜 시간이 걸려 같은 곳만 반복적으로 뜯어낸 결과 힘겹게 고기를 먹을 수는 있었다.
카라마츠는 먹고 사는 것도 힘든 야생의 생활이 점점 싫어졌다. 그냥 동물원에서 주는 밥이나 꼬박꼬박 먹으며 빈둥대는 삶에나 안주하고 살았어야 했다. 바깥세상엔 그가 찾던 로망이나 낭만 따윈 없었다.
산에 들어와서 한 일이라곤 밥 한 끼 겨우 챙겨먹은 일 밖에 없는데 벌써 어둑해 졌다. 동물원에서야 야간개장 같은 것도 하고 불빛도 많았지만 산은 그렇지 않았고, 사람들도 모두 하산한 뒤였다.
그날 밤, 카라마츠는 어쩔 수 없이 야숙을 해야 했다. 지붕도 없고 사방이 뻥 뚫린 곳에서 잠을 자는 것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건물이 없는 이곳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일단은 토도마츠의 옆에서 자려 엎드려 봤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쥬시마츠, 여기서 이렇게 지낸지 얼마나 됐지?”
“한 10년 쯤 됐을까?”
그렇게 긴 세월을 기다렸다는 걸 알고 나니 카라마츠는 둘에게 작은 동정표를 던져줬다. 토도마츠의 무표정한 얼굴이 조금은 쓸쓸해 보였다.
산의 아침은 동물원의 아침보다 일찍 시작됐다. 동물원에선 사육사들이 출근하는 시간인 9시 경에 하루가 시작됐는데, 산에 오는 등산객들은 뭐가 그렇게 보고 싶은지 어슴푸레 동이 트는 새벽부터 분주히 산을 올랐다.
“잘잤 4 6 3, 겟츄!!”
“으허헉! 쥬...쥬시마츠! 갑자기 그렇게 얼굴을 들이대면”
“그러고 보니 이름을 모르네... 상관없지, 빨리 등산로로 가자!!”
“훗! 이몸의 이름이 궁금한 건가. 카라마츠라고 한다. 인간들의 말은 잘 모르겠지만, 나의 용맹함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
카라마츠의 자기소개가 끝나기도 전에 쥬시마츠는 벌써 혼자서 앞장서 등산로의 입구로 가고 있었다. 카라마츠는 길도 잘 모르는 산에서 그를 놓칠세라 재빨리 그를 뒤따랐다.
카라마츠와 쥬시마츠는 등산로 근처 덤불에 몸을 숨겼다. 카라마츠가 조금만 더 컸어도 숨기 힘들었을 텐데, 간신히 덤불에 꼬리 끝까지 숨기고 덤불들 사이로 등산로의 입구를 바라봤다.
“정말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면 만날 수 있는 거 맞는 건가?”
“그렇지 않을까나. 허슬허슬.”
카라마츠는 쥬시마츠의 대답에 오늘 등산로에서 그의 부모를 찾는 것은 거의 포기하고 그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걸 눈으로 쫓았다. 그러다 눈에 익숙한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카라마츠가 어렸을 때부터 그를 봐줬던 사육사가 일행으로 보이는 여러 사람과 함께 등산로에 들어서고 있었다.
카라마츠는 그들의 손에 들린 마취총은 별로 반갑지 않았지만, 이제 동물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에 기분이 좋아졌다.
카라마츠의 몸이 튀어 나가려다가 멈춰 섰다. 그가 동물원에 가버리면 쥬시마츠는 앞으로 계속 토도마츠의 몸을 지키면서 이 산에서 지내게 된다. 하룻밤의 추억일 뿐이었지만 항상 혼자였던 그와 대화라고 할 수 있는 말을 나눠 준 쥬시마츠를 놓고 혼자만 편하자고 동물원에 갈 수는 없었다.
“왜 동물원에서 도망 친거야?”
“도망이 아니다 리틀 카라마츠 보이, 나 같은 용맹하고 젊은 호랑이라면 모험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 했을 뿐.”
카라마츠는 쥬시마츠와 대화하면서 망설이는 사이 나설 타이밍을 놓치고 사육사와 그 일행들을 산위로 그냥 보내야 했다.
기대했던 사건 없이 시간만 흘러갔다. 카라마츠는 아이들 부모의 얼굴을 몰랐기 때문에 그저 쥬시마츠 옆에 죽치고 앉아있는 것이 다였고, 점점 지루해졌다. 깜박깜박 정신이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고 있는데 점점 어두워졌다. 시간이 늦어져서 해가 지는 것은 아니고, 새파랗던 하늘을 뒤덮는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순식간에 날씨가 급변해 확실히 비가 올 것 같은 날씨가 되었다.
쥬시마츠는 등산객들의 얼굴을 확인하다 말고 걱정스런 얼굴로 하늘을 쳐다봤다. 옆에서 함께 등산객을 보던 카라마츠는 얼굴을 확인해 줄 쥬시마츠가 다른 곳을 보자 같이 그 방향에 시선을 던졌다. 고개를 위로 드는 잠깐의 시간동안 하늘은 완전한 회색으로 점칠 돼 한 방울씩 눈물을 흘렸다.
쥬시마츠는 등산로 옆의 덤불속을 벗어나 달리기 시작했다. 카라마츠는 그가 어디로 달리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토도마츠에게로, 둘은 달려갔다.
빗속을 헤치며 상당히 먼 거리를 달렸는데 호흡이 거친 것도, 빗물에 젖은 것도 카라마츠 뿐이었다. 이런 부분에서 쥬시마츠는 분명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존재였다.
달려오는 사이 빗줄기는 굵어져 제법 쏟아져 내렸다. 토도마츠는 마지막으로 봤을 때와 같은 얼굴, 같은 자세로 누워있었다. 그 위로 보이는 민둥산은 비에 젖어 그 파편들을 빗물과 함께 떨구고 있었다. 당장 토도마츠를 덮어버릴 만큼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그 순간이 언제 될지는 모르는 상황이었다. 카라마츠는 수염과 코끝에 맺힌 물방울을 혀로 한번 핥고 말했다.
“쥬시마츠, 내가 물어서 옮기는 건?”
“그건 안됨다. 토도마츠가 부서질 수도 있어. 멀쩡해 보여도 간신히 유지하는 중이야.”
다급한 상황에서 카라마츠가 생각해 낸 최선의 방법이었는데 역시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하긴 옮길 수 있었다면 처음 자기를 만났을 때 옮겨달라고 부탁을 했겠지.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로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지켜보다 위쪽 등산로로 사람들이 지나 가는 소리가 들렸다. 카라마츠는 불현듯 묘안이 떠올랐다.
갑자기 카라마츠는 자기가 낼 수 있는 한 최대한 큰 소리를 내질렀다. 호랑이라곤 자기 한 마리뿐인 동물원에서는 그렇게까지 큰 소리를 낼 상황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도 그런 소리가 자기 입에서 나온 다는 것이 놀라고 어색했다. 누군가 들어주기 바라는 마음으로 비오는 산속에서 카라마츠는 간절하게 울부짖었다.
쥬시마츠는 그런 카라마츠의 행동을 이해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가만히 있다가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오는 인기척을 느끼고 나서야 알아챘다. 카라마츠를 잡으러 온 사람들이 토도마츠를 발견하면 부모님에게 그의 소식을 전해 줄 수 있었다.
사방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빗물에 의해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닌, 규칙이 없는 잡음. 카라마츠의 예상대로 사육사와 그 일행들이 마취 총을 들고 카라마츠의 주변에 모여들었다.
“리틀 카라마츠 보이, 작별을 할 시간이군.”
카라마츠는 마취탄이 언제 날아올지 알고 있다는 듯 이야기했다. 그의 인사가 끝나자 별다른 소리도 없이 어디선가 마취탄이 날아왔다. 허벅지가 따끔했다. 팔다리에 힘이 풀려 어쩔 수 없이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흐려지는 시야로 들어온 쥬시마츠는 이상한 작별인사를 했다.
“고마웠 특대 굿바이 홈런!”
먹을 것, 마실 것 모두 준비해 주는 안락한 생활. 모든 것이 똑같은 동물원에서의 생활을 며칠 하다 보니, 카라마츠는 이곳에서 나갔다 온 일이 꿈이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그 뒤 쥬시마츠와 토도마츠는 부모를 잘 만났을지 걱정이 되긴 하지만, 인간들의 일을 호랑이인 그가 신경 써서 무엇 하나 싶어 금세 잊어 버렸다.
“역시 나에게 어울리는 건 정적과 고독,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인 건가.”
세상에 한 마리밖에 남지 않은 외로운 호랑이의 마음으로, 철창 너머 인간들을 구경하며 어린애들에게 간혹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한 남자가 아까부터 그 앞에 서서 움직일 생각을 안했다. 어디선가 많이 본 얼굴이었다. 처음엔 하루에도 수십 수백 명의 사람을 보는 카라마츠였기 때문에 언젠가 보았던 사람이겠거니 하고 말았는데, 거의 한 시간은 같은 자리에 서서 아무 말 없이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니 불편하긴 했다.
“하항, 이 몸에 반한건가 카라마츠 보이, 인간까지 유혹하다니 어쩔 수 없는 길트가이.”
“헤에~ 역시 그 말투 좀 아프지 않아?”
카라마츠는 불편함을 좀 해소하고자 혼잣말을 했다가 거기에 남자가 대답을 하자 그가 누군지 한 번에 알 수 있었다. 얼마 전 산에서 만났던 쥬시마츠. 그 죽었다고 생각한 애가 불과 몇 일만에 살아있는 성인이 돼서 나타났다.
“성불한 거 아니었나?”
“눈을 떠보니 병원이던데. 앞으로 사이좋게 지내자고, 카라마츠.”
쥬시마츠는 방금 전에 막 받아온 명찰을 들고 흔들어 보였다.
